1. 사건의 발단

 언젠가부터 한 대학생 블로거가 Microsoft사의 Windows XP Professional 제품을 사용하기에 쉽고 설치하기 편하게끔 개조하여 JMXP로 이름을 붙여 배포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JMXP를 받아가고 또 다른 곳에 개재하여 배포하는 식으로 JMXP는 멀리 퍼져나갔다.
 하지만 얼마전, Microsoft는 이 제작자를 자사의 제품을 무단으로 개조, 배포했다는 명목으로 고소하였고, 배포된 횟수와 제품의 단가를 곱한 6억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하였다. 제작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나 Microsoft의 처사는 매우 부당하다는 글을 올렸다가 얼마전에 다시 그 글의 개재를 중단하였다. 현재는 잘못했다는 내용의 글만이 남아있다. 수많은 방문자들이 제작자의 블로거를 찾아와 이런 저런 댓글을 달고 많은 블로거들이 이 사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은 글들을 올렸다.

2. 에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일단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JMXP의 제작자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잘못한 것이 맞다. Microsoft에게 피소될만한 근거가 충분하고, 합의금 6억원도 냉정하게 바라본 관점에서는 잘못된 것이 없다. 분명히 Windows XP Professional 최종 사용자 라이센스 계약문(EULA)에는 무단 개조와 배포를 허가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있고, Microsoft가 집계한 JMXP의 다운로더의 수가 맞다면 6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힌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작자나, Microsoft의 부당한 처사를 비판하는 덧글들을 단 사람들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조를 해서 배포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상업적이든 비상업적이든 무단 개조와 배포를 허락한 바가 없었고, JMXP를 쓰지 않았더라도 다른 경로로 불법 배포판을 썼을 것이기 때문에 6억원은 부당하다고 하나, 그럼 그 배포판을 배포한 자에게 책임을 묻겠으나 결론적으로 JMXP를 썼기 때문에 JMXP의 제작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물론 보다 관대한 시점에서 보자면, 보통 개인에게 6억원의 합의금은 거의 자살 권유에 가깝다. Microsoft도 그 사실을 모를리는 없을 터이니, 아무래도 Microsoft는 합의할 의사는 전혀 없고, 법정 앞에 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판결문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의사를 확고히 할 입장인 모양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JMXP에는 무인설치 자동화 설정파일에 라이센스 정보가 입력되어있는 채로 배포가 되었다는 것이다. 라이센스 정보 없이 배포되었다면, 보다 애매한 사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라이센스 정보가 같이 배포되었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정품 구입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3. 우리나라 저작권 인식의 현 주소

 수많은 사람들이 Microsoft의 처사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하고 있다. "돈을 벌려고 한 것도 아닌데", "6억원은 말도 안되지", "돈 받아 쳐먹으려고 저러네", "그동안 미운 정이라도 들었는데, 정말 못 됐네" 등등등...
 이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작권 인식의 본 모습들이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이번 사태를 놓고 Microsoft에 대해 저런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밝혔듯이 JMXP가 Microsoft의 정당한 수입을 방해한 것은 사실이고 대략적인 집계로 매겨진 합의금 6억원은 논리에 벗어난 금액이 아니다. Microsoft는 기업이지, 결코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Microsoft에 못됐다는 소리가 나오는 걸로 보아선 정말이지 우리나라 저작권 인식은 세계 최하위권임을 널리 알리는 듯하다. 소비자에겐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으니,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욕이 안나오는 게 이상할 터이다.

4. 덧붙여서

약간 벗어난 얘기지만 저런 사람을 채용하지 않고 고소를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이지만, 내가 Microsoft의 인사권자라 해도 절대로 자사에 해를 입힌 범법자는 채용하고 싶지가 않다. 저작권 인식이 불량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까 싶다. 또한 Microsoft가 바보라서 저렇게 개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만든다면 JMXP 이상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왜 만들지 않는지는 자기네들만이 알 것이다.

5. 끝으로

 이번 사태는 제작자의 피소 사건, 그 자체보다도 이에 대한 여러 사람들에 의견에 더 의미가 크다고 본다. 과거 '음악은 공짜'라는 인식이 박혀있다가, 음반협회가 칼을 뽑은 뒤로 어느 정도 뽑힌 듯 하나, 아직도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은 여전히 아주 깊숙히 뿌리 박혀있는 모양이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정품을 사용하는 떳떳한 사람이 큰 소리를 낼 수 있고, 불법 복제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찍소리도 못내는 날이 올까 싶다. 필자는 언젠가 한 번, 정품 Windows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가 바보 취급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냥 공짜로 받아서 쓰면 될 걸, 뭣하러 돈 주고 쓰냐는 말이다. 정품 사용자가 바보 취급 당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저작권 인식의 현 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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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4 13:50 2008/08/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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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오리ⓡ at 2008/08/25 15:53

    MS가 JMXP제작자를 고소했다고 해서 뭔가하고 관련글을 읽고 있습니다만,
    JMXP가 운영체제였다는 말을 듣고 깜짝놀랐습니다.

    운영체제를 개조/배포하는것을 공개적으로 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211.171.***.***

  2. Commented by 검은물 at 2008/08/30 02:55

    ....저사람 이제 죽었군 6억이라니 동네 개이름도 아니고 뭐[...] // 22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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