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며칠 전에 태욱군에게 반장될 생각이 있느냐고 물은 바가 있는데,
우물우물하다가 넘어가버렸습니다.
그 이후에도 필자가 추천해준다면, 임할 생각이 있느냐 되물었는데,
역시 확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사실 누가 '나 반장 될끼다!'라고 떠벌리고 하는 놈을 뽑아주고, 또한 피선거자인 당사자가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태욱군이 필자의 물음에 대해 부정을 한 기억이 없던 것 같아서 아무래도 내심 바라고 있었던 듯 합니다.
반장 후보로 여러 명이 나왔는데, 거의 압도적인 수준으로 다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항상 행동가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항상 친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줬던 태욱군이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어제 급하게 올리다 축하한다는 말을 잊었습니다.
태욱, 반장된 거 축하한다~ㄲㄲ
다음은 독점 촬영한 개표 후의 당선자인 태욱군의 소감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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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용은 태욱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초중학교에 대해 적용되는 글입니다.
※밤 중에 부모님의 재촉을 받으며 쓴 글이기 때문에 구성이 다소 엉터리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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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이란 자리는 명예직이죠. 교수가 쥐꼬리만한 봉급받고(다 다르죠 뭐.) 수준 높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 처럼, 반장 역시도 쥐꼬리만한 내신 점수 받고 온갖 궂은 일은 모두 도맡아 하죠. 그러나 사실 요즈음 교실에서의 반장이란 자리는 그다지 인정받는 자리가 되지 못합니다. 반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권한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뽑아준 유권자들 마저 금방 획 돌아서서 날 건드려 볼테면 건드려 봐라 라는 식으로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니깐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저 심부름꾼인 셈이죠. 반장이 급우들에게 무어라 하여도 따르게 하는 권력도 없고, 그걸 보장해줄 수 있는 선생님의 빽도 없습니다. 요즈음 교실에서의 반장이 하는 일을 정리하자면
-인사
-선생님간 서류 전달
-선생님간의 메신저
-선생님의 학생 호출기
-떠드는 학생 솎아내기(엄청난 반발로 인해 거의 무의미 합니다.)
대략 이 정도 되는데, 아무리 봐도 반장의 장(長)의 의미가 무색해질 정도로 장으로써의 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선생님들의 헤르메스 정도일 뿐이죠. 마지막으로 거론한 '떠드는 학생 솎아내기'는 거의 있으나마나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급히 수업을 비워야하시거나 부득이하게 교실에서 자리를 비우셔야할때, 학생에 대한 통제권을 반장에게 위임하게 되는데, 한국인의 특성상 인간 사이의 끈끈한 정(情)이 있어서 함부로 면박을 주지도 못하고, 준다 할지라도 학생들의 배째라 하는 식의 반발로 인해 1대 다수인 상황의 반장은 두 손 두 발 들게 되어 금방 무의미해지게 됩니다.
이빨 없는 호랑이. 종이 호랑이
요즘 교실에서의 힘없고 나약한 반장을 수식하기에 알맞는 말인 듯합니다.
반장이란 자리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반장뿐만이 아니라 회장이란 자리도 의심의 눈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회장의 경우에, 사실 자치활동 시간에도 학급회의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진행된다 하더라도 아주, 굉장히 겉치례하기에 바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권력없는 반장. 과연 장(長)일까요?
진정한 반장의 권력이 궁금하시다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단체활동을 할 때는 반장의 의미가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잠시뿐. 반장이란 자리가 필요하긴 하지만 권력의 부재는 형식적인 의미만 불러올뿐입니다. 다행히도 오늘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께서 반장에게 떠드는 학생으로 하여금 청소 지시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쥐어주셨습니다만, 아직은 멀고 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