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긴 외장 사운드 카든데, 어느 날 부터 전원이 들어오질 않고, 광 디지털 출력단자에서 빨간 빛만 깜빡이고 스피커에선 주기적인 잡음이 들린다. 처음 몇 번은 좀 기다리다 보면 전원이 들어왔지만 잠시 서랍에 넣어뒀다가 몇 주 후에 다시 쓰려고 꽂아보니 하루를 꽂아도 켜지질 않았다.
구글링을 해서 여기저기 찾아보니, 전원 어댑터를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오래되기는 했는데 그 정도 갖고서 어댑터에 문제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구동성으로 전원 어댑터 교체로 해결을 보았다고 하니 속는 셈 치고 사도록 했다.
일단은 나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인터넷으로 전파사 같은 곳을 좀 찾아봤는데 동대문쪽에 '안전사'라는 어댑터 전문점이 있었는데, 이름이 꽤.. 음 뭔가 믿음직스러워서 이곳에 전화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음향을 다루는 나름 정교한 전자기기니까 비싸지만 SMPS로 하기로 했다.
퀵서비스로 괜찮냐고 하니 송금해주면 착불로 바로 보내주겠다고 해서 바로 입금하고 오기를 기다렸다.
기숙사라서 퀵 배달직원이 들어오지는 못하고 내가 나가서 받아왔는데 과연 될까 안될까.. 했는데 오 전원 플러그를 꽂자마자 바로 전원이 들어왔다.
역시 사람이든 기계든, 먹는 게 시원치 않으면 이래저래 말썽이다.
이게 굉장히 오래된 물건이라 쓰는 사람도 거의 없겠지만, 혹시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면 전원 어댑터를 바꿔보는 것을 권함.
커피를 좀 마셔봤다면 공정 무역 커피라는 걸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공정 무역 커피란, 커피 농가 농민들에게 제값 주고 사온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콩 또는 기타 가공 제품을 일컫는 말이다. 그동안 농민들은 유통업체나 가공업체에게 수익금을 빼앗기고 있었고, 그만큼 단가를 맞추기 위해선 어린 아이들까지 커피밭에서 일해야만 했다. 이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농민들이 공정한 이익을 받게 하자는 취지의 운동이 공정 무역 커피 운동이다.
얼마나 인간애가 넘치는 운동인가!
하지만 초점을 당겨 우리나라로 돌리면 비슷한 현실이 눈에 띈다. 바로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택배 서비스다. 큰 맘 먹고 주문한 물건이 택배로 집까지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흡사 연인을 기다리는듯,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물건값에 안절부절 못하는 우리는 한 푼이라도 더 깎아야 하기에 그 마수가 택배비까지에 이른다.
그러자 택배비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가격 경쟁은 깎기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따라서 택배기사로 가는 이익이 그만큼 주는 셈이다. 기본급에 성과금제로 급여가 이뤄지지만 단순하게 계산하면 택배기사가 물건 하나 배달하고 나면 남는 이익이 약 500원이라 한다. 하루 70~80개 날라봐야 몇 만원 버는 셈이다.
그 말고도 유연한 노동성을 위해 택배기사를 고용하기 보다는 그 일을 외주로 둔다. 이것이 바로 아웃소싱 형태로, 트럭 끄는 자영업자가 택배기사가 되어 택배회사와 회사대 회사로 계약 맺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택배회사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득을 보게 되지만, 택배기사는 기름값도 본인이 부담해야하고, 차도 자기 돈으로 관리해야한다. 직원 서비스 교육 같은 건 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매일 같이 택배회사 전화가 불만 전화로 들끓을 수밖에.
몇 천원, 몇 백원, 조금이라도 더 아껴보고자 한 것이 기형적인 산업을 키워내고 말았다. 이쯤 되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제 3세계 커피 농가를 걱정하는 것보다, 우리나라 근로자를 걱정해주는 운동이 더 시급하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소중한 내 물건이 어디서 어떻게 던져질까 걱정하기보다는 택배비 제값 주고 걱정없이 기다리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와 동시에 거짓 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인터넷 밖의 실생활에서도 거짓은 흔하지만, 인터넷에서의 거짓은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오늘 아침에 꾸며내어 인터넷에 올린 이야기가 그날 밤에는 이미 전세계로 그 거짓이 퍼져나갈 정도로 인터넷의 전파력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물론 얻은 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잘못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이 아니고, 필자가 여기서 꼬집으려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 바로 거짓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의도적으로 거짓을 꾸며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추측하는 것을 사실로 착각하고서 그것이 사실인양 이곳 저곳에 떠들고 다니는 것이다. 특히나 필자는 컴퓨터에 관련된 것에 무척 관심이 많아서 컴퓨터에 관련된 글을 많이 읽는데, 정말 적잖은 글들이 근거도 없이 그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치 사실인양 주장하는 글이 많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왜 우리(필자 포함)는 추측을 사실로 착각하고 아는 듯이 떠드는 걸까?
필자는 그 원인을 네이버 지식iN 서비스(이하 네이버 지식인)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쯤 접해봤을 네이버 지식인. 모두들 알다시피 네이버 지식인에서는, 각 사용자마다 내공이라 불리는 일종의 점수같은 것이 있는데, 네이버 지식인에서 활동하면서 점수가 누적되는 형식이다. 본디 서비스의 활성화를 도입한 개념이었을 테지만, 이는 결론적으로 네이버 지식인의 서비스 품질을 상당히 저하시킨 큰 요인이라고 본다. 내공 쌓기에 급급해서 저질의 답변을 다는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다. 단순히 발췌만으로 이뤄진 답변도 있는데 이 정도는 양반이다. 순전히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추측을 답변으로 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질문자는 다른 사람의 추측이나 의견 따위를 물으려 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랬던 우리들이, 비록 네이버 지식인에서 벗어나서도 과거의 습관이 몸에 깊이 베어 다른 곳에 가서도 비슷한 식으로 몰라도 아는 척, 거짓 정보를 양산하는 것이다.
이런 주제로 누군가와 짧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한국인의 성향이, 워낙 말하는 걸 좋아해서 자기가 알든 모르든 일단 떠들고 봐야한다는데, 바로 그것에 기인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잘 모르겠다. 좀 더 심화해서 조사해보고, 외국의 사례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언젠가부터 한 대학생 블로거가 Microsoft사의 Windows XP Professional 제품을 사용하기에 쉽고 설치하기 편하게끔 개조하여 JMXP로 이름을 붙여 배포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JMXP를 받아가고 또 다른 곳에 개재하여 배포하는 식으로 JMXP는 멀리 퍼져나갔다. 하지만 얼마전, Microsoft는 이 제작자를 자사의 제품을 무단으로 개조, 배포했다는 명목으로 고소하였고, 배포된 횟수와 제품의 단가를 곱한 6억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하였다. 제작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나 Microsoft의 처사는 매우 부당하다는 글을 올렸다가 얼마전에 다시 그 글의 개재를 중단하였다. 현재는 잘못했다는 내용의 글만이 남아있다. 수많은 방문자들이 제작자의 블로거를 찾아와 이런 저런 댓글을 달고 많은 블로거들이 이 사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은 글들을 올렸다.
2. 에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일단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JMXP의 제작자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잘못한 것이 맞다. Microsoft에게 피소될만한 근거가 충분하고, 합의금 6억원도 냉정하게 바라본 관점에서는 잘못된 것이 없다. 분명히 Windows XP Professional 최종 사용자 라이센스 계약문(EULA)에는 무단 개조와 배포를 허가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있고, Microsoft가 집계한 JMXP의 다운로더의 수가 맞다면 6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힌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작자나, Microsoft의 부당한 처사를 비판하는 덧글들을 단 사람들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조를 해서 배포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상업적이든 비상업적이든 무단 개조와 배포를 허락한 바가 없었고, JMXP를 쓰지 않았더라도 다른 경로로 불법 배포판을 썼을 것이기 때문에 6억원은 부당하다고 하나, 그럼 그 배포판을 배포한 자에게 책임을 묻겠으나 결론적으로 JMXP를 썼기 때문에 JMXP의 제작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물론 보다 관대한 시점에서 보자면, 보통 개인에게 6억원의 합의금은 거의 자살 권유에 가깝다. Microsoft도 그 사실을 모를리는 없을 터이니, 아무래도 Microsoft는 합의할 의사는 전혀 없고, 법정 앞에 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판결문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의사를 확고히 할 입장인 모양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JMXP에는 무인설치 자동화 설정파일에 라이센스 정보가 입력되어있는 채로 배포가 되었다는 것이다. 라이센스 정보 없이 배포되었다면, 보다 애매한 사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라이센스 정보가 같이 배포되었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정품 구입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3. 우리나라 저작권 인식의 현 주소
수많은 사람들이 Microsoft의 처사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하고 있다. "돈을 벌려고 한 것도 아닌데", "6억원은 말도 안되지", "돈 받아 쳐먹으려고 저러네", "그동안 미운 정이라도 들었는데, 정말 못 됐네" 등등등... 이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작권 인식의 본 모습들이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이번 사태를 놓고 Microsoft에 대해 저런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밝혔듯이 JMXP가 Microsoft의 정당한 수입을 방해한 것은 사실이고 대략적인 집계로 매겨진 합의금 6억원은 논리에 벗어난 금액이 아니다. Microsoft는 기업이지, 결코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Microsoft에 못됐다는 소리가 나오는 걸로 보아선 정말이지 우리나라 저작권 인식은 세계 최하위권임을 널리 알리는 듯하다. 소비자에겐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으니,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욕이 안나오는 게 이상할 터이다.
4. 덧붙여서
약간 벗어난 얘기지만 저런 사람을 채용하지 않고 고소를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이지만, 내가 Microsoft의 인사권자라 해도 절대로 자사에 해를 입힌 범법자는 채용하고 싶지가 않다. 저작권 인식이 불량하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까 싶다. 또한 Microsoft가 바보라서 저렇게 개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만든다면 JMXP 이상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왜 만들지 않는지는 자기네들만이 알 것이다.
5. 끝으로
이번 사태는 제작자의 피소 사건, 그 자체보다도 이에 대한 여러 사람들에 의견에 더 의미가 크다고 본다. 과거 '음악은 공짜'라는 인식이 박혀있다가, 음반협회가 칼을 뽑은 뒤로 어느 정도 뽑힌 듯 하나, 아직도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은 여전히 아주 깊숙히 뿌리 박혀있는 모양이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정품을 사용하는 떳떳한 사람이 큰 소리를 낼 수 있고, 불법 복제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찍소리도 못내는 날이 올까 싶다. 필자는 언젠가 한 번, 정품 Windows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가 바보 취급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냥 공짜로 받아서 쓰면 될 걸, 뭣하러 돈 주고 쓰냐는 말이다. 정품 사용자가 바보 취급 당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저작권 인식의 현 주소이다.